'페일류어 스터디(Failure study)'라는 용어가 있다. '실패학'이라는 의미로, '창조적 사고의 아이디어는 실패를 뒤집어 놓고 생각해 보는 데서 생겨난다'라고 하는 간단한 이론이다.
플라스틱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베이클라이트를 발견한 사람은 레오 베이클랜드인데, 이 발견의 계기가 된 것은 실험의 실패였다고 한다. 그는 장뇌(camphor)의 대용품을 만들기 위해 석탄산, 포름산, 염산 등을 혼합하거나 열을 가하면서 실험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이 혼합물이 식으면서 단단한 덩어리가 되어버렸다. 여러 가지 약품을 이용해 이 덩어리를 녹여보려고 했지만 녹지 않았다. 이리저리 애를 쓰던 조수가 말했다. "녹지도, 깨지지도 않고 전기에 감전도 되지 않으니 이것은 도저히 어쩔 도리가 없을 것 같아요."
그 말에 베이클랜드의 머리에 번개처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 아니야. 굳어지기 전에 틀어 넣어 굳히면 떨어지거나 뜨거운 액체를 담아도 깨지지 않는 물체가 될 수 있을 거야. 그러면 쇠파이프 대용이나 단단한 판자 대신 사용해도 좋을거야.'
생각지도 않았던 실험의 결과가 베이클라이트라는 대발견으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어서, 매일 기다리고 있다고 해서 되는 일도 아니다. 그러나 실패를 뒤집어 보는 유연한 사고의 결과가 뜻밖에 독특한 아이디어를 세상에 내놓게 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과거에 독특한 발상을 하는 사람들이 내놓은 아이디어를 조사 분석해 보면 다른 사람의 실패담을 듣고, 그 반대의 과정을 거쳐 성공한 예가 많은 것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실패담을 묻는 다는 것은 실례가 되는 이야기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해도 자신의 실패담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한다는 것은 썩 마음 내키는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다른사람들의 실패담을 끄집어 낼 수 있을까?
상대방에게 일단 그 사람의 성공담을 들려달라고 부탁을 하는 대화를 시작한다. 무턱대고 실패담을 요청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담으로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에게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야'라고 먼저 자신의 실패담을 꺼낼지도 모르고, 자연스럽게 성공담 끝에 실패담으로 방향을 이끌어 갈 수도 있다.
실패라는 지극히 명확한 사실을 뒤집어 놓고 그 원인을 검토해 보는 과정에서 참신하고 독특한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경우가 있는 것임을 기억하라.
한 개의 성공 뒤에는 99개의 실패가 있다.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다. '실패의 기록'은 아이디어의 보고 이므로 실패라고 해서 짜증스럽게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 성공의 전승이 필요하듯이, 실패의 전승도 필요하다.
다른 사람이 걸어나간 길을 되풀이 하여 걷는다면 실패의 위험은 적어질 것이다. 그러나 독자적인 자신의 길을 가다가 직접 실패를 해봄으로써 비로소 가치 잇는 창조가 시작되고, 실패의 원인을 되짚어 봄으로써 창조는 완성되는 것이다.
** 실패담이나 성공담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모두 이를 모방한다는 점에서 같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요소는 가치있는 창조를 이루기 위한 쌍두마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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