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살아 움직여야 한다. 시장이 변하고, 고객이 변하고, 경쟁자가 매일 변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올바른 방향을 찾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많은 토론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야 하는 것이다. 또한 토론은 의사결정을 하기 전에 관련자들이 모여 서로의 생각을 들어보고, 결정하기 전에 꼭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 점검해 보는 계기도 마련해 준다.
그러나 토론이 모든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토론의 효용은 제한적이다. 토론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도 많지만 잃을 수 있는 것도 많다. 회사의 경우, 임원회의 수준에서 논의하는 안건은 실무자들의 검토를 거쳐, 기본적인 문제는 파악된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점부터 토론을 하다보면 시간도 낭비될 뿐더러, 회의가 말 잘하고 임기응변에 능한 사람 중심으로 진행되기 쉽다.
회사에는 언변이 부족하더라도 판단력이 좋은 사람도 있는 법인데, 이런 사람들의 입지가 토론장에서는 크지 않다. 그리고 모든 것을 토론과 말로 해결하려고 하면, 중요한 회의도 임기응변과 입씨름으로 무장한 탤런트들의 경연장으로 전락하기 쉽다.
회사는 공공기관과 달리 중요한 의사결정이 꼭 많은 토론을 거칠 필요는 없다. 공개된 토론이 의사결정의 질을 보장해 주진 않는다. 정치나 행정은 절차도 중요하기 때문에 의사결정 과정에서 공개된 토론은 합리적인 결론 만큼 중요하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사안을 충분히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만이 논의에 참가하면 충분하다. 토론 참가자의 숫자와 결론의 질은 반비례하는 경우도 많다.
토론은 사장에서 부터 사원에 이르기까지 누구와도 할 수 있고, 직급과 형식을 뛰어넘는 토론은 중요한 의사소통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런형식의 파격적인 토론이 지나치게 자주일어나면, 회사의 의사결정 구조는 왜곡되기 마련이다.
직원들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는데, 이것을 모두 사장과 이야기 하기 시작한다면 중간간부들은 존재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파격적인 토론은 간간이 이루어지더라도, 근본적으로 토론은 비슷한의사결정 계층간에 일어나는 것이 효과적이다.
Home > 게시판 > 데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