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리더 가운데에는 다른 사람의 체면을 세워주는 기술을 체득하는 것을 지도자 최대의 미덕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예를 들면 회의 중에 어떤 사람이 정세 판단에 대한 중대한 실책을 범하거나 업무상의 실수가 발견되는 경우에도 리더는 그것을 지적하지 않으며, 그 사람의 체면이 깎이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리더는 그 사람이 무안해 할까봐, 그저 듣기 좋으라고 잘 되었다는 칭찬으로 끝내는 경우까지 있다.
다른 동료가 그 잘못을 지적하여 의논이 분분해지면, 상사는 '어쨌든 토론은 이 정도로 해두지!'하고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채 덮어두고 그 자리를 모면하고자 한다.
심지어는 부하직원이 업무상 과실 행동을 했을 경우, 그 사태가 냉각될 때까지 부하직원을 장기출장 보내거나, 그 사람의 체면이 깎일세라 세심하게 배려를 하는 상사도 있다.
이뿐 아니다. 리더 가운데는 부하직원이 회사 안에서 체면을 깎이는 일을 일으켰을 떄, 그 문제를 철저하게 규명하여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그 부하직원과 퇴근 후에 술자리를 함께 하며 그가 받은 정신적 쇼크를 풀어주는 데 급급하는 상사까지도 있다.
또 상사가 부하직원의 업적을 평가한다든지, 인사 고과를 하는 경우에도 각자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모든 사람에게 평균적인 평점밖에는 매기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같은 학력, 같은 졸업 연도의 부하직원은 다같이 일정한 연한에 승진되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만약에 자리가 모자라면 과장보니 차석이니 하는 중간 직위를 만들어서라도 정규의 관리 직위에 오르지 못한 사람들의 체면을 세워주려 한다.
물론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부하직원의 체면을 우선시하지 말고 그보다 더욱 높은 가치, 즉 철저하게 원인을 규명해서 앞으로 다시는 그러한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조처하는 것이 훨씬 더 리더다운 행동이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체면을 세워준다는 눈가림 식으로 문제를 덮어두려 하지 말고 참으로 본인이 잘못을 반성함으로써 자발적 자기 개선에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이끌어가야 한다.
우리나라 회사의 지도자들은 이렇게 부하직원의 체면을 세워주는 미봉적이고 표면적인 술수 구사에는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노련할 것이다.
그러나 멤버의 체면을 세워주는 효과는 일시적이고 표면적인 것이며, 하나의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 멤버의 체면을 세워주는 술수를 체득하는 것이 리더 최대의 미덕이라는 생각에서 한시빨리 벗어나야 한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는 모든 사람을 흐리멍텅하게 대우하고, 회사를 타성으로 끌고가게 하며, 부하직원 또한 그러한 타성에 이끌리는 원인이 된다.
부하직원의 좋지 못한 성적이나 서투른 일에 대해서는 단호히 엄중한 평가를 내리는 태도를 취하지 않고, 부하직원의 체면이 손상되지 않도록 언제나 흐리멍텅하게 행동하는 지도자 밑에서는 절대로 인재가 자라지 못한다.
** 후계자로 키워주고 싶은 부하직원에게 큰일을 맡겨야 한다. 그 부하직원은 능력 이상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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