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친구이자 논적(論敵)인 혜자가 어느 날, 장자를 비꼬아 이런 말을 했다.
"이전에 커다란 표주박 씨앗을 자네에게 얻었지. 그것을 심어 표주박이 달렸는데, 너무나도 커서 그 속에 물이 다섯말이나 들어가더구먼. 물을 넣으면 너무 무거워서 도저히 들어올릴 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두개로 잘라 표주박으로 사용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너무 커서 물동이 속에 들어가질 않는 거야. 아무런 쓸모가 없어서 깨뜨려 버렸다네."
잠자코 혜자의 말을 듣고 있던 장자가
"자네는 안타깝게도 큰 물건을 쓸 줄 모르는 구먼. 이런 이야기를 아는가?"
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송나라에서 삼(森)을 물에 절이는 것을 대대로 가업으로 삼아, 쪼들리는 생활을 하는 사나이가 있었다. 그 집안에는 동상 치료의 묘약에 관한 비방이 전해지고 있었다.
어떤 여행자가 이 이야기를 듣고 찾아와 그 약의 제조법을 백 냥에 사고 싶다고 하니, 이 생각지도 않았던 횡재에 사나이는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 하며 냉큼 팔아 버렸다.
약의 제조법을 익힌 여행자가 오나라로 넘어가 왕에게 약의 효용을 설명하였다. 그 결과, 월나라가 오나라를 쳐들어왔을때, 오나라 왕은 이 여행자를 장군으로 기용하였다.
이 사람은 한겨울인 날씨를 이용하여 강으로 월나라의 군대를 유인하여 크게 무찔렀다. 동상 치료의 묘약 덕택으로 오나라는 월나라게 대승을 거두었던 것이다. 오왕은 대단히 기뻐하며, 포상으로 그 사나이에게 영토를 내려 주었다.
똑같은 약의 효용을 알고 있었는데 한 사람은 임금으로부터 봉토를 받아 영주가 되었고, 한사람은 변함없이 쪼들리는 생활을 계속 하였던 것이다.
장자는 또다시 이렇게 말을 이었다.
"이렇게 물건이란 쓰기에 달려 있는 것일세. 다섯말이나 들어가는 표주박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것을 배로 만들어서 양자강이나 동정호에 보란듯이 띄워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나? 너무 커서 물동이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불평만 늘어놓는다는 것은 스스로 상식에 얽매어 있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 아닌가."
물건은 쓰는 대로 그 값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머리도 써야 발전한다.
어떤 회사에서 '빈 병을 이용한 난방 작젖'을 실행하고 있었다. 이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한번 보자.
콜라나 맥주의 빈병과 빈 종이상자, 비닐, 마닐라 종이 등 폐품을 모으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그리고 빈 병을 까맣게 칠을 한 다음에 물을 담아 반창고 등으로 뚜껑을 막는다.
물이든 병을 빈 종이 상자에 2~3센티미터 간격으로 늘어놓고, 상자 앞면을 비닐로 덮어 밀폐시킨다. 상자의 위와 아래에 구멍을 뚫어 두꺼운 종이로 만든 송기관을 붙인다.
위쪽 구멍의 송기관은 방의 윗부분에 연결시키고, 아래쪽 구멍의 송기관은 방의 아랫부분에 연결시키면 장치는 완성된다. 작동을 하고 한 시간만 지나면 50도의 따뜻한 바람이 들어와 난방이 된다.
머리를 써라. 머리를 쓰면, 돈이 들어오고, 머리를 쓰면 사람들이 모여들고, 머리를 쓰면 성공이 눈앞에 있다.
**물건은 용도가 정해져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물건은 다른 용도로 융통성 있게 사용하는 것은 생각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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